나의 꿈 분석

이삭줍는 여인들

철없는아내 2012. 4. 11. 04:49

 

 

지난 1월의 파리여행에서 짧은 일정이라 루브르 박물관 대신 선택한

오르세 박물관에서 밀레의 '이삭줍는 여인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오늘 아침엔 눈을 뜨니,

여동생 둘과 내가 이 그림의 모습 그대로 '이삭줍는 여인들'로 나타난 

지난 밤의 꿈이 생생하게 기억되었다.

 

그림 속의 여인들은 구약의 '룻'처럼 운명을 비관하지 않고 현실 속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바를

고개 숙이고 허리를 굽혀 묵묵히 해내고 있다.

그들은 땅은 정직하며 노동은 신성, 존엄하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몸으로 익혔으리라.

땅과 노동을 삶의 원천으로 삼아 성실하게, 그 만큼 정직하고 존엄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바로 아래 한 살 터울의 동생, 루시아는 우리 셋 중에서 가장 '룻'처럼 살아왔고 살고있다.

지난 주 월요일에 남편 필립보가 미국에서는 가장 크다는 CUNY 비지니스스쿨의 학장으로 임명되었다.

두 사람의 오랜 성실함이 열매를 맺은 것이다.

그가 유학생으로 미국에 와서 석사과정 중에 결혼해서 박사과정을 마칠 때까지 만이 아니라

어제도 오늘도, 지금도 한결같이 열심히, '이삭줍기'로 살아가고 있다.

언제나 알뜰하고, 그렇게 모아서 아까워하지 않고 주변에 도움을 주는 삶을 실천하고 있으니 말이다!

 

막내 여동생, 카타리나는 미국에 와서 대학 공부를 하면서도 부모님을 도와 일을 하였다.

내게 그 녀는 손에서 한 시도 일감을 내려놓지않고 살아가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어릴 적부터 엄마가 빨래를 하면 조그만 수건 조각이라도 달라고 떼를 써서 곁에서 빨래를 주물렀던 동생,

결혼 후 내내, 가정과 일터 모두에 온 힘을 쏟는 모습...

천천히 걷는 법이 없고...모든 것이 또 얼마나 빠른지!

뉴왁공항 안에 프렌차이즈 식당을 오픈한 후로는 몸과 마음으로 더 고생이지만

그래도 어쩌다 하루 쉬는 날엔 온가족을 불러 저녁 식사를 순식간에 차려내는 동생.

'천사'표인 동생이 하루속히 허리를 펴고 등을 두드리며 환하게 웃는 날이 왔으면....

 

지난 해 어느 날 아침 일찍, 셋이 모여앉아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우리 셋의 마음이 하나가 되면 다 헤쳐나갈 수 있다고 함께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어제 밤의 꿈은

우리의 그 약속을 내 마음 속에 굳게 다져주는 메세지리라.

 

.................................

 

아, 그러고보니 오늘이 National Sibling Day라고 한다.

형제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날,

이런 날도 있는 줄을 오늘 처음으로 알았으니,

도대체 꿈이란 뭔가....꿈의 신기함에 놀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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